2016.07.02


시간은 오후 5시. 이틀 전에 이어 두 번째로 클럽 캄차카에 간다.

(클럽 캄차카 첫 번째 방문기: http://daskraftwerk.tistory.com/87)



[캄차카] 근처에 있는 이슬람 사원이다. 러시아에는 이슬람 인구가 생각보다 꽤 있다.



두 번째로 온 캄차카. 7월 공연 스케줄이 새로 게시됐다.



오늘(7월 2일)은 Рок - 200: вечер песен Виктора Цой (Rock - 200: An evening of songs of Viktor Tsoi) 콘서트가 열리는 날이다. 커버밴드가 빅토르 최의 곡을 연주하는 팬 콘서트이다.




бар-музей (Bar-Museum)이라는 이름답게 이곳은 바, 클럽이기도 하지만 빅토르 최 및 당시 소련 밴드들의 보도자료나 앨범, 관련 소소한 자료를 빼곡히 붙여놓고 전시하는 장소이기도 하다.

이런 '팬 클럽'이 어디 있을까? 죽어서 현재 활동도 안 하는 사람을 기념하기 위해 장소를 만들고, 빼곡하게 그의 사진과 흔적을 붙여 두고, 매일같이 팬들이 와 머무르고 커버 콘서트를 하고. 정말 상징적인 장소다.




그 중에서 눈에 띈 하나는 벽에 붙어 있는 '고려 사람'이라는 글자였다. 저 기사 표지는 한국 인터넷에서도 어디선가 본 적이 있는데, 아마 빅토르 최를 보도했던 예전의 한국 매체 보도기사일 것이다. 그런데 이게 어떻게 여기까지 흘러들어왔을까? 사장님은 어떤 경위로 이런 걸 입수하게 되었을까? 궁금했지만 이 날 답을 얻어낼 수 없었다. 굉장히 반가웠다. 이게 여기 있다니!




콘서트가 열리기 전 사람들이 모여서 차나 술을 마시고 있는 중. (그렇다. 이런 언더그라운드 클럽에서 홍차를 홀짝거리는 사람들도 많았다.)




클럽의 모습




밴드 리허설




다시 한번 찍어본 클럽의 여러 모습


저기 카운터에 있는 점원분께 한국에서 온 키노 팬이라며 말을 잠시 걸어보았다. 무서운 인상과 달리 되게 반가워하시고 이야기도 잘 해주시긴 하셨는데, 의사소통이 거의 되지 않았다. 구글 번역기로 말을 걸어 보니(구글 번역기를 이렇게 유용하게 쓰게 될 줄이야) 이 클럽은 2003년에 문을 열었고, 사장님이 빅토르 최의 친구였는데 아무튼 그래서 열게 된 것이라고 한다.



공연 시작. 사람들이 꽉 들어찼다.

이 커버밴드의 이력은 잘 모르겠으나 아무튼 이 날은 기념 콘서트에 충실하게 정말 빅토르 최의 음악만 연주했다. 듣기 좋았다. 보면 보컬의 헤어스타일도 빅토르 최와 비슷하다. 창법도 물론 그렇고.




다음은 공연 동영상 몇 개.



Gruppa Krovi (Группа Крови) 혈액형




Krasno-zheltye Dni (Красно-желтые Дни) 붉은 금빛의 날들




 Vosmiklassnitza (Восьмиклассница) 8학년 여학생




Pachka sigaret (Пачка сигарет) 담배 한 갑



등등.



공연도 좋고 맥주도 많이 사마셨고 좋긴 한데 아무래도 여긴 상트페테르부르크다. 공연을 끝까지 듣지는 않고 나왔다. 밤 9시고 아직 환하다.



재미있는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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