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숙사는 공관야시장(公館夜市) 바로 옆에 있어서, 종종 거기서 식사를 해결한다.

공관야시장은 규모도 꽤 크고, 대학교 근처인 만큼 젊은 사람들도 엄청 많고,

늦은 점심과 저녁, 야식을 해결하기에 매우 좋은 야시장인 것 같다..

외국 관광객이 스린야시장만큼 많진 않은데 그래도 꽤 있다. 이곳을 이틀 돌아다니면 그중 하루 혹은 이틀 모두 한국어를 들을 수 있음.


대만은, 한국과 비교했을 때, 재래시장이 정말 활성화된 나라다. 

한국에선 대학생들이 수업 끝나고 시장에서 식사를 해결하진 않지 않나, 일반적으로?

이곳은 한국의 재래시장과 비슷한 느낌의 야시장에서 많은 사람들이 식사를 해결하거나 쇼핑을 한다.

실제로 대만의 밥값이 무조건 싼 것은 아니고 좀 세련되고 깨끗한 음식점 가격은 한국과 같은 가격대인데, 

그래도 대만에서 식비가 덜 드는 이유는, 질이 괜찮고 한국보다 훨씬 저렴한 시장/길거리 음식이 정말 매우 많기 때문이다.

물론 싼 만큼 가게 내부는 별로 안 깔끔한 곳이 많지만... 위생에 문제가 있어보이는 수준은 아니고 

그냥 한국에서 대학생들은 잘 안 가는 허름한 막걸리집 그런 느낌

그리고 밥을 시켜도 밑반찬은커녕 물도 안 주는 곳이 많다. 

그 외에 한국과의 차이로 생각되는 것은

1. 한국 재래시장은 식재료를 팔지만, 여기서 식재료를 길거리에서 파는 걸 잘 못 봤다. (큰 슈퍼에 가면 있음) 

대만 사람들은 대체로 맞벌이를 하고 대부분의 식사를 외식으로 해결하기 때문인지, 시장에서 파는 것은 식재료가 아니라 음식..

2. 한국의 밥집 거리와 다른 점은, 술 마시는 사람을 전혀 찾아볼 수 없다는 것-_-

식비가 덜 드는 것도, 아무도 주위에서 술을 안 마시기 때문에 술값이 적게 들기 때문일지도..


아무튼 공관야시장에서 내가 좋아하는 몇 가지를 소개하도록 하겠음.



1. 쩐쭈나이차/버블티


한국에서 버블티라고 부르는 그것...

공관야시장에는 정말 유명한 버블티 맛집이 두 곳 있다.



부동의 1위는 '천산띵'이라고 불리는 집.

사진을 너무 못 찍었는데-_- 진(陳)씨 성을 가진 머리 벗겨진 아저씨가 주인이며 주인의 얼굴 캐리커처가 그려져 있다.

가끔 지나가다 그 주인을 보는데 그냥 캐리커처처럼 생겼다.

보다시피 저 앞에 우글거리는 사람들은 모두 천산띵 버블티 먹으려고 줄 서 있는 사람들이다.

이 날은 일요일이었지만, 평일 밤도 그렇다.

줄서기 귀찮고 여기 하루이틀 있을 것도 아닌 나는 정작 아직 이곳 버블티를 먹어보지 않았다..




라이벌 혹은 2위가 이 집인데, 이름이... 컨딩 어쩌고 하는 집이다. 

경찰서 맞은편에 있고, 가게에 우유팩을 주렁주렁 매달아놨다.

이곳도 항상 줄을 서야 되는데, 저 천산띵만큼은 아니다.

그리고 이 날(3월 17일)은 여기 사람이 진...짜 많았는데, 왜냐하면 무슨 가게 몇주년이라고 1+1 행사를 했기 때문이다.

평소에도 매일 밤만 되면 줄이 긴데 이 날은 정말 말도 안되는 길이의 줄이 있었음.

여기 버블티는 마셔봤는데, 진짜 무지하게 맛있다....!

사실, 대만의 평범한 버블티 체인점에 가도 한국의 버블티 가게보다는 버블이 더 맛있다-_-

그럼에도 평범한 체인점 표를 먹다가 이곳 버블티를 먹으니 "아니 버블티가 이런 맛이었구나" 하는 생각이 저절로 듦.

매우 추천함...

혹시 가 볼 기회가 있는 분은 메뉴 중에 <종합> 어쩌고가 써 있는데, 쩐쭈 + 녹두 + 선초를 토핑으로 모두 넣어주는데,

이걸 먹어보시기 바람.


그리고 저 두 집은, 유명한데다가, 가격도 안 비싸다. 한 잔에 한국 돈으로 1000원 정도. (어느 집이나 2천원을 넘진 않음)


이 날 야시장을 계속 돌아다녔었는데, 저 두 집에 사람이 너무 많길래 그냥 평범한 체인점표를 사먹었다.

체인점 것들도 나쁘진 않음.


대만에서 버블티 맛집이 되기 위한 조건으로는, '진짜 우유를 사용한다'는 것이 있다.

일반적으로 분유(?)를 사용하는 집이 많은데, 자세한 것은 모르지만 별로 몸에 좋지 않고, 맛도 미묘하게 떨어진다고 함.




3E라는 대중적인 체인점인데,




저기 분유통이 있지 않은가-_- 저기 빨대 뒤에 숟가락 담긴..

그래서 체인이 아닌 버블티 맛집에는 우유통을 주렁주렁 매달아 놓는 경우가 많은데, 자기들은 진짜 우유 쓴다는 표시라고.


이 분유에 대한 이야기는 사실 한국에서 읽었었다.

한국에서 대만에 오기 바로 전날에, 나름 기념을 한다고 버블티를 마시러 서울대입구역의 버블티 체인점

버블트리에 갔었는데 (에그옐로우 영화 매표소 쪽에 있다)

그곳에서는 서울우유를 쓰고 있었던 기억이 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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