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看見台灣] 은 대만에서 몇 주 전 개봉한 영화로 제목은 번역하면 '대만을 보다'가 된다.
제목에 충실하게, 대만의 여기저기를 촬영한 것이 이 영화의 전부이다. 그리고 모든 장면은 헬리콥터를 타고 돌아다니면서 '새와 같은 각도에서' 촬영되었으며, 그것이 이 영화의 영문 제목이 Beyond Beauty -Taiwan from above-인 이유다.
다른 영화를 보러 갔을 때 이 영화의 예고편을 잠깐 본 적이 있는데, 당시의 예고편은 "당신은 대만이 작다고 말한다. 하지만 제대로 본 적이 있는가?"와 같은 문구로 시작했다. 이 문구가 말하듯 이 영화는 어디 내놔도 꿀리지 않을 엄청나게 근사한 대만의 자연을 하나하나씩 비추며 시작하고, "이것이 바로 대만이다, 당신이 이 아름다운 자연을 보고 놀란다면 그 동안 보지 못했기 때문이다"라고 말한다. 
실제로 대만의 자연환경이 굉장히 다채롭고 아름답기도 하다. 관광객들은 대부분 타이페이나 가오슝 등 특별한 자연환경이랄 게 없는 평지의 대도시에서 지내다 가지만, 대만의 중-동부에는 3000m가 넘는 산맥지대가 펼쳐져 있다. 타이루거(Taroko) 협곡이 관광지로 유명한데 타이루거는 수많은 산지 지형 중의 하나일 뿐이다. 하지만 특히 외국인이라면 대만의 산맥지대를 체험할 일은 거의 없는데 교통이 불편하고 너무 험준하기 때문이다. 또한 타이완 섬은 기본적으로 화산활동으로 형성된 섬이다. 당연히 해변가를 따라 수많은 다채로운 지형이 펼쳐진다.
그리고, 그렇기 때문에 이 영화는 거의 절대적으로 영상미로 승부한다. 예고편을 보면 알 수 있다. 헐리우드 무비에서 아무리 대자연의 영상미를 강조해도 그 때의 자연은 부수적인 역할이지만, 이 영화의 자연은 영화의 중심이고 주제 그 자체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영상미를 전면에 내세우는 방식으로도 영화가 만들어진다는 것이 신기하다. 드문드문 이어지는 나레이터의 나레이션을 제외하면 대사도 없다. 대신 음악으로 빈 자리를 채우는데, 대만 원주민 음악이 약간 가미된 것을 제외하면 대부분은 일반적인 대규모 영화 ost에 쓰일 것 같은 오케스트라 음악이다.
비정성시 등으로 유명한 영화감독 허우 샤오시엔(候孝賢)도 제작에 참여했다.

예고편이나 홍보영상을 보면 이 영화는 대만이 이렇게 아름다운 곳이라고 홍보하는 듯한... 말하자면 국뽕의 의도로 만들어진 것 같다. 그 때문에 과연 영화가 괜찮을지 사실 의심스러웠다. 하지만 '대만을 보다'라는 내용이라면 대만의 사회나 여러 지역, 자연에 대해 내가 외국인으로서 모르던 많은 사실을 가르쳐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여러 복잡한 맥락이 있지만 대만인이 '대만'을 강조하는 것은 때때로 외세의 위협(외세라고 쓰고 중화인민공화국이라고 읽는다)에서 벗어나 대만의 자주성을 강조하는 맥락도 있으니... 

그런데 영화를 실제로 보니 영화가 홍보된 방식과 실제 제작자들이 말하려던 메시지가 같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의외로 영화는 중반이 되자 대만의 환경문제에 대해 중점적으로 말하기 시작했고, 영화가 끝날 때까지 그랬다. 영화가 '이렇게 아름다운 대만의 자연'으로 시작했을 때 나는 그 다음에는 대만을 각 지역별로 보거나 대만의 고유한 사회나 문화에 대해 모르던 사실을 알게 될 줄 알았지만, 영화의 메시지는 '이렇게 아름다운 대만의 자연을 보호해야 다음 세대가 안전한 삶을 누릴 수 있다'라는 방향으로 이어졌다. 개인적으로는 영화 끝부분이 전형적인 공익광고같다는 느낌이 좀 들었지만 전반적으로 지루하지도 않았고, 사람들이 피로감을 느끼기 쉬운 환경 문제에 대해, 계속되는 눈호강과 함께 다시 생각해 볼 수 있도록 노력을 많이 기울였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고의인지 아닌지 홍보편에서는 이런 환경 문제에 대한 이야기는 전혀 없었는데... 정말로 하고 싶었던 이야기는 서프라이즈로 숨겨둔 것이었다.
대만의 환경문제에 대해 새로 알게 된 것이 몇 가지 있는데 그 중 하나는 대만의 1인당 쓰레기 배출량이 국가별로 볼 때 세계 1위라는 것이다. 세계 1위라는 수치가 놀랍긴 하지만 사실 전혀 의외이진 않았다. 대만은 저렴한 가격으로 야시장에서 음식을 사 먹는 문화가 고도로 발달했고, 거의 모든 음식과 음료를 1인분 단위로 테이크아웃 포장하는 것이 일반적인 곳이다. 덕분에 사람들이 직접 요리를 할 필요도 별로 없고 너무 편리하지만, 사실 이 테이크아웃 문화를 지탱하는 것은 비닐봉투와 각종 포장용기이다. 여기서 발생하는 대량의 쓰레기는 항의할 사람이 없는 시골 해변가에 갖다 묻는다고 한다.
그리고 하나 더. 위에서 말한 타이루거 협곡에 가면 신기한 자연현상을 볼 수 있다. 바로 협곡 주변의 하천이 푸른빛이 아니라 완전한 시멘트색이라는 것이다. 전에 타이루거에 갔을 때 대체 이런 물빛은 어떻게 하면 생기는 것인지, 근처에 대리석이 많이 묻혀 있는데 그러면 물빛이 이렇게 변하는 것인지 궁금했었다. 하지만 실제로는 자연의 신비 같은 것이 아니라, 수십년 전 무리해서 이 험준한 산맥에 길을 낸 후, 토사류가 종종 생기면서 하천에 근처의 진흙이 너무 많이 쏟아져 들어와서 물빛이 아예 변해 버린 거라고... 사실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의 눈에는 그 회색빛이 환경파괴의 결과라기보다는 험준한 협곡의 신비로운 지형이라고 보이지만.


일반적인 영화라면 중국어 자막만 제공될 텐데 이 영화는 중-영 자막이 모두 제공되고 있어서 보기에 편했다.

그리고 집 근처의 평범한 극장에서 봤는데, 이렇게 영상이 절대적인 영화를 보는데 스크린을 좀 닦기라도 하지 아예 금이 그어진 곳도 있고 곳곳에 얼룩이 져서 계속 거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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