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타이페이는 하늘이 정말 근사하다.
(이 말을 하고 있는 지금은 비가 오고 있지만)
며칠 전 자전거를 타고 지나가다가 본 중정기념관(中正紀念館).
중정기념관 역을 환승역으로 자주 이용하긴 하지만 역 바깥의 기념관을 직접 본 것은 처음이다.
중정은 장개석의 호.
대만 사람들은 장개석이란 이름을 부르기보다는 보통 장중정(蔣中正)이라고 호칭한다고 한다.
1979년에 장개석이 사망하고 장례를 치르는 과정에서 건립되었다고...
중정기념관은 몇 개의 건물로 되어 있다. 내부에 국립극장도 있는 듯.
그리고 이 기념관 지구의 입구에는 자유광장(自由廣場)이란 명패가 붙어있는데 유래가 의외로 재미있다.
처음에는 장개석 시기의 반공교육 때문에 이 자유란 공산당으로부터의 자유를 의미한 것인가-_- 라고 생각했는데,
이 자유광장이란 명명은 천수이볜(陳水扁) 때 된 것이라고 한다.
이 기념관 지구의 중심에 있는 광장은 상당히 큰 크기이고, 누가 봐도 데모하기 좋은 조건을 가지고 있는데(시내 중심의 넓고 깨끗한 광장에다, 바로 이곳은 압제자를 상징하는 장소...!), 그 때문에 8-90년대에 대만에서 민주화의 열기가 뜨거웠을 때 각종 시위의 주된 장소가 되었다고 한다.
그래서 천수이볜은 대통령이 된 후 그 민주화운동의 흐름을 기념한다는 의미에서 이 광장에 자유광장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원래 이 광장의 이름은 中正기념관답게 [大中至正]이었다. ㅋㅋㅋㅋ
이것뿐만이 아니다.
천수이볜은 이 중정기념관의 이름도 바꿨다. 국립대만민주기념관(國立台灣民主紀念館)으로.
그러나 다시 국민당 출신의 대통령인 현 대통령 마잉주(馬英九)가 집권하면서 이름을 원래대로 돌려놓았다. 천수이볜은 현재까지 대만 역사상 국민당 출신이 아니었던 유일한 대통령이기도 하다.
이 개명 사건에 대한 더 자세한 이야기는 Renaming of Chiang Kai-shek Memorial Hall 이라는 위키피디아 문서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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