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에는 완전 웃긴 표현이 있는데, 바로 "很台"라는 형용사이다. 이 台는 타이완(台灣)의 台이다. 이 말의 뜻은 종종 한국어의 "촌스럽다"와 대응하지만 물론 대만적인 색채의 촌스러움을 지칭한다. 말 그대로의 촌/시골과도 직접적인 관계까지는 없다. 그냥 만약 어떤 사람/물건/상황이 주로 아래 ppt에서 서술된 대로 "台客"스러울 때 쓸 수 있는 말.. 직역하자면 "대만스럽다" 정도.


그러니까 많은 대만 사람들이 자기 국가를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알 수 있다. 한국에서 "헐 완전 한국스러워"라고 하는 상황을 생각해 보면 솔직히 상상이 안되는데........ 엽전과는 다르다 달라 


많은 한국인들이 한국인이라는 정체성에 문화적으로도 얽매이는 것과 달리, 대만에서는 상대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문화적 정체성을 어디 두는지는 자기 마음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예를 들면 내가 "대만에 TV 프로그램 뭐 있어?" 혹은 "대만 음악 아직 잘 몰라서..."라고 하면 돌아오는 반응은 "별 거 없으니까 신경 안 써도 돼"라고 하는 경우가 때때로 있었음.... 한국인이 "한국의 문화가 별로다"라고 한다면 사람에 따라 공적인 자리는 물론 사적인 관계에서도 비난을 감수해야 할 수 있지만, 대만에서는 별로 그렇지 않다는 것이 내가 들은 이야기이고 받은 느낌이다. 뒤집어 말하면 외국빠가 많다고 말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조심조심)


그리고 이 표현의 변형으로는 "台客(타이커)"가 있다. 위 형용사(很台)의 사람-명사형이라고도 할 수 있다. 위키에 따르면 앞에 土를 붙여 "土台客"라고도 한다고. 土는 중국어로 "촌스럽다"라는 형용사의 뜻이 있다... 심지어 지난 학기의 수업 (교환학생들을 모아놓고 대만에 대해 알아가는 수업이었다) 에서 이 단어를 배웠는데, 선생님의 설명이 워낙 좋으므로 피피티를 잠시 인용해 보겠음.






그리고 대만이 사회문화적으로 많이 변화하면서 90-2000년대에는 일군의 대만 록 뮤지션들이 전복적 의미를 담아 "台客搖滾" (타이커 록) 이란 장르를 개척하기도 했다는 이야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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