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완 록의 명사들 ③ 

四分衛樂團 / 脫拉庫樂團 / 許世晃 / 濁水溪公社 / 朱頭皮





四分衛樂團 Quarterback

그림을 그려 나가는 대만 록 밴드

四分衛樂團 Quarterback은 다섯 명의 고등학교 동창이 1993년 결성한 밴드이다. 보컬 아산(阿山), 기타 수호신(手虎神) 두 명의 푸싱상공고 졸업생은 연습실 393B1에서 출발해서 《일어나(起來)》 한 곡으로 누구나 아는 지명도 있는 밴드가 되었다. 그 후 20년의 록의 길에서 그들의 정신 모토 'Always warm up'을 지키며, 유한한 세월 속에서 음악을 통해 더 힘있고 깊은 그림을 그려 나가고 있다.








脫拉庫樂團 Tolaku

선샤인 록 아저씨

항상 예측불허이고 괴짜인, 최선을 다해 대중에게 웃음을 가져다 주는 脫拉庫Tolaku는 1996년에 결성되었다. 그들의 노래는 대부분 연애의 벗어날 수 없는 관계를 다루는데, 보컬 국새(國璽)는 대학 때 수많은 노래를 만들어 두었었다. 개그스러운 그의 가사는 무미건조하고 단조로운 생활에 한 줄기 웃음과 햇빛을 가져다 준다. 결성된 지 20년이 된 이 개그 아저씨들의 록 초심이 더욱 빛난다.


밴드 이름 脫拉庫Tolaku는 아마도 영어 단어 truck을 일본식으로 발음한 것을 다시 중국어식으로 발음한 단어 같네요 ㅋㅋ

아래의 곡은 일전에 개봉한 어린왕자 애니메이션 영화의 주제곡이었는데, 보컬의 창법에서 일본 밴드 Spitz가 느껴지기도.








許世晃 Kessier Hsu 쉬스황 

대만 헤비메탈의 전위

16세의 나이로 대만 최초의 헤비메탈 그룹 [Transparent rose]를 만들었던 쉬스황은 음악계에서 다른 사람들이 따라잡기 힘든 정통성과 높은 지명도를 가지고 있다. 녹음실 [자객], [Sahara]와 헤비메탈 밴드 [六翼天使]는 그의 경력 중 일부일 뿐으로, 현재 대만 메탈계에서 가장 경력이 풍부한 창작자 및 프로듀서이다.


쉬스황은 아래 밴드에서 기타를 맡고 있다. 








濁水溪公社 LTK Commune

광란의 본토산 록 극단

계엄령이 해제된 그 해에, 한 무리의 반동 히피들이 [줘수이강 정신 코뮌 기획단]을 결성했다. 그들은 적지 않은 놀라운 전설을 만들어 내며 대만 사회운동의 선구자가 되었다. 이 청년들은 각종 과장되고 야만적인 요소를 통해 체제가 사회에 가하는 불공평과 속박을 드러낸다. '태도'는 멜로디보다 훨씬 중요했고, 로컬성과 오리지널함이 [줘수이강] 밴드에 '타이커(台客) 록의 진짜 주인'이라는 지위를 부여했다.


계엄령이 해제된 게 87년이니 밴드 결성이 30년이 된 셈인데, 아직도 현역으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대만 록의 산 증인 중 하나이다. 지난해인지 지지난해에 아마 내가 다니는 학교 축제에 공연을 오기도 한 것 같다.

줘수이강은 대만에서 가장 긴 강인데 이 강을 경계로 대만의 상징적인 남북이 갈리며 그에 따라 정치성향도 갈린다. 지금은 상황이 아예 같지는 않은데 그간은 북쪽이 전통적인 국민당 지지층(외성인)이었고 남쪽이 전통적인 민진당 지지층(본성인)이었다.

줘수이강 코뮨LTK Commune은 코뮨이란 이름에서 보듯 정치문제를 아주 대놓고 다루는 그룹이며 각종 사회현상을 과장되고 신랄하게 비꼰다. 유약하고 여성스럽다고 여겨지는 주류 팝이나 케이팝(?)에 대항 구도로 놓여진(?) 마초적인 타이커(台客) 정신의 상징 같은 밴드이기도 하다.

아래 뮤비는 앞부분은 밴드 멤버들이 "대만 본토의 타이커 록 정신 활성화, AV 합법화, 천수이볜 전 총통 석방, 마리화나와 암페타민 합법화"를 외치며 선거유세를 다니는 장면이고,

뒷부분은 이 사람들이 영토 주권을 주장하려고 댜오위타이 군도(센가쿠 열도)에 보트를 타고 쳐들어갔는데 방향을 잘못 타서 오키나와현 쪽으로 잘못 가서 일본군과 물총싸움을 하다가 갑자기 AV를 찍는 내용이다. 심지어 이 일본군들은 2차대전 때의 군복을 입고 있다ㅋㅋㅋ 로컬한 국내외 정치 문제가 많고 가사가 대만어여서 외국인이 모든 내용을 파악하긴 어려워도, 뮤비를 통해 분위기를 대충 알 수 있다. 영상 끝에는 선정적인 장면이 등장하므로 후방 주의를...

뮤비 처음에 뜨는 경고문은 "본편은 정치, 사회, 종교, 폭력, 선정성 등을 다루므로 정치 관점이 다르거나 신앙이 다른 분은 시청을 알아서 재고려해 주십시오" 이다. ㅋㅋ








朱頭皮 Pigheadskin 주토우피

유머와 자조의 민요 왕

본명이 朱約信(주위에신)인 주토우피는 '신 대만어 운동'의 구성원 중 하나이며, 대만 대중음악, 원주민 전통 음악, 서양 댄스곡, 힙합 등 다양한 음악 장르가 결합된 음악적 실험을 계속해 오고 있다. 가사에서는 종종 시국 정치를 비판하지만, 동시에 독특한 유머감과 자조가 느껴져서 일종의 염가(唸歌; 대만 전통 민요의 일종) 분위기가 나는 것이 주토우피 작품의 가장 큰 특징이다.

words by '대만 음악을 쓰다' 팀 (台灣音樂書寫團隊) 王信權(瓦瓦)


이 분은 학과 교수님 한 분의 절친이어서 이야기도 많이 들었고 뵌 적도 있는데, 아래의 영상에서 그렇듯 첫인상도 기인이라는 느낌을 확 주시는 분으로... 그런데 동시에 고학력 엘리트이며, 강렬한 정치의식을 가지고 음악적으로도 전위적이고 완성도 높은 음악을 만들어 온 흥미로운 사람이기도 하다. 

음악계에서는 90년대에 주로 곡을 많이 냈으며 지금도 사회활동을 많이 하는데, 기억에 남는 최근 활동으로는 동성결혼 법제화 논쟁에서 법제화에 찬성하는 진보 기독교인으로서 토론회에 나왔던 것이 있다. 교회의 집사였던가 그랬던 듯.

평범한 주위에신(朱約信)이라는 이름을 가진 이 분은 범상치 않은 朱頭皮라는 예명을 쓰고 있는데, 朱씨가 돼지 저(豬)와 중국어로 발음이 같은 데 착안해서 豬頭皮 즉 '돼지머리껍데기'라는 예명을 붙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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