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에 서점 앞을 지나가다가 [한국]이라는 제목의 책을 보았다.


[한국 ~세계를 뒤흔드는 독한 김치~]

"당신이 한국 빠든 반한이든간에, 모두 전세계에 침투하는 이 강국을 더 잘 알아둘 필요가 있다!"


라고 한다..


사실 저 표지에 써 있는 문구는 내가 그동안 대만에서 생활하면서 느꼈던 대만인들이 한국을 생각하는 관점하고 크게 다르지 않다.


대만이란 나라는 여러가지로, 모든 면에서 지금 상황이 좋지는 않은데, 이런 안 좋은 상황에서 한국을 라이벌로 생각하고 있다는 점이 사실 안습이다. 한국에서는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대만인들이 남한을 국가 단위에서 라이벌로 생각한다는 이야기는 인터넷에서 접하기는 했지만 실제로 느낀 것은 어느 우연히 본 뉴스 기사 때문이었는데,


"경제가 곧 좋아진다고? 한국인의 연 수입은 71만(한화 약 2600만)이라는데..."


무슨 맥락이냐 하면, 이 방송은 야당쪽 입장에 가까운 방송사의 뉴스인데, 여당에서 최근의 여러 정책들로 인해 경제가 곧 좋아질거라고 한 말을 반박하면서, "우리는 아직 이 모양인데 그에 비해 한국은 이렇게 잘 나가지 않느냐"라고 하는 것.


듣기로는 예전(20년 전?)에는 한국과 대만이 경제적으로 상당히 대등하고 아시아의 용 어쩌고 하면서 서로 많이 비교가 되는 관계였다고 한다. 야시장에서 오징어튀김을 팔던 아저씨는 그 분이 젊었을 때는 한국인 여성들이 대만에 결혼이민을 오는 경우가 꽤 많았다, 그런데 이제 한국이 발전했기 때문에 그런 일이 없다, 라는 나로서는 처음 듣는 이야기를 하기도 했다. 그러나 대만은 지금 심각하게 경제적으로 침체되어서 월급액수가 15년 전과 같다고 하고 (대학생 초봉이 한화 100만원대 초반) 정치적으로나 문화적으로나 국제사회에서의 입지가 영 좋지 않다...


주위의 대만 사람들도 한국의 경제상황이 정말 좋고 세계적으로 유명한 한국인도 갈수록 많아지지 않느냐고, 문화예술적으로도 대만은 한국에 비해 몇년은 뒤져있다고 하던데 어떻게 생각하냐, 그런 말들을 함. 그리고 대만에 온 적이 있는 사람들은 모두 알겠지만 시내의 길거리 매장에서 한국가요를 정말 자주 접할 수 있기도 하다. 


물론 그에 비해 반한감정도 있다고 하는데, 친구의 말에 의하면 "그거(반한정서) 맨날 컴퓨터 앞에 있는 남자애들이나 갖고 있는 거지..." 라고 함. (...) 적어도 내 앞에서 그런 이야기를 하거나 적대감을 나타내는 사람은 없었고, 나도 자세히 알아보고 싶은 마음은 별로 안 생겨서 아직까지는 이유를 구체적으로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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