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스크바의 중심가 트베르스카야 거리(Тверская улица)를 걸었다.
엄청나게 넓은 차도에, 마찬가지로 정말 넓은 보도, 화려한 식당과 레스토랑, 위압적인 건물...
거리 양편으로 정부 기관 건물도 몇 군데 보였는데, 소련 시절의 정부 기관 건물은 대체로 이랬던 것인지, 엄청나게 높고, 크고, 화려하고, 견고하고, 위압적으로 보였다.
무뚝뚝하고 고압적인 러시아 공무원들의 느낌(고정관념이지만)을 그대로 전달하는 건물 같아 보였기도...
그리고 또 하나 인상깊었던 것은, 거리를 따라 내려오다 보니, 소련 시절의 유명 정치인, 과학자, 군인 등의 조각과 이름이 건물 구석구석 새겨져 있었다.
소련은 이런 '정전화(正典化)'를 참 잘 했던 것 같다.
물론 누굴 정전의 반열에 올릴지의 문제가 복잡하긴 하지만, 한국에서도 이렇게 사람들이 과거 수십 년 간의 배우고 기억할 수 있는 통로가 더 많으면 좋지 않을지.
무미 트롤(Мумий Тролль)이라는 뮤직 바를 발견했다.
무미 트롤은 원래 러시아의 유명한 록 밴드 이름이다. 그 밴드가 운영하는 것인지?
(블라디보스톡에도 이 바/클럽이 있다고 하는데, 밴드가 블라디보스톡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는 걸 보면 아마 밴드와 연결되어 있는 바인 것 같다)
바이올렛 트리(Violet Tree)라는 한국 밴드의 공연 포스터가 붙어 있었다.
러시아에서 한국 밴드가 공연을 하는 일이 그렇게 많지는 않은 것 같지만, 그래도 간헐적으로 있는 모양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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