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어권 음악
AMIT/장혜매의 페미니즘 가요 [모계사회]
Kodon
2016. 6. 9. 22:55
장혜매(張惠妹/阿妹)는 90년대 후반에 데뷔해 너무나도 표준적인 중화권 가요를 부르는 가수로 활동해 왔지만, 최근 몇년간에는 활동명을 자신의 원주민 이름인 Amit로 바꾸어 활동하고 있다. Amit로 발표하는 음악은 기존 '장혜매'의 음악과는 노선이 아주 다르다. Amit로 발표한 앨범은 두 장인데, 그 중 두번째 앨범은 작년에 나왔으며, 그 중 한 곡이 바로 이 [모계사회(母系社會)]이다.
제목에서도 드러나듯 명백히 페미니즘을 표방한 곡이며, 가사에서도 "여성에게 왜 이렇고 저런 덕목을 강요하는지 모르겠다" 등의 사회비판 요소가 직접적으로 드러난다. MV도 정말 인상적인데, 여성 노예들이 흉물스러운 남성 노예주들에게 학대당하다가 노예주들을 잔인하게 살해한다는 내용이다. 그러나 해방감을 만끽하기도 전에 이 여성들은 뱃속의 아이를 낳게 되는데, 이 낳은 아이를 통해 '모계사회'가 지속된다는 것이 이 MV의 주요 줄거리이다.
사실 이 곡을 포함한 Amit의 음악을 '음악만 따지면' 그렇게 좋아하지는 않는다. 뭔가 SM 스타일의 락을 듣는 느낌이 들어서... 하지만 대중가요에서 이런 주제를 드러내 놓고 이야기한다는 점, 기존의 정말 평범한 가수였던 장혜매가 어느 순간 원주민 정체성, 여성의 권리, 동성결혼 지지를 이야기하는 급진적인 가수 Amit가 되었다는 점은 정말 멋지다. Amit의 이런 행보는 대만에서도 요 몇년 간 정말 화제가 되고 있고, 각종 가요제 시상식을 휩쓰는 등 반응은 굉장히 좋은 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