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닌그라드 록 클럽, 80년대 러시아 언더그라운드 뮤지션들과 록 씬의 발현, 그리고 이 모든 씬과 뮤지션들에 성장 동력을 제공한 음악평론가 아르테미 트로이츠키(Artemy Troitsky)를 다룬 다큐멘터리 '크리틱(Критик/Kritik)' (2017)


씬과 음악평론가를 중점으로 한 영화라는 점에서 소련과 러시아의 대중음악사에 기여하는 바가 클 것 같다.

80년대 말의 러시아/소련 록은 30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참 사랑받는 것 같다. 예술적으로 뛰어난 인재들이 많이 활약했고, 훌륭한 곡이 쏟아져 나왔고, 게다가 당시와 지금 러시아의 정치사회적 분위기마저 근본적으로 달라지지 않았기 때문에, 이 때의 음악적 경험이 복고적 향수마저 다소 더해져 특별하게 여겨지는 듯. 근 몇년 간에도 러시아와 동유럽에서 이 시기의 록과 언더그라운드-당국 주도가 아닌- 음악에 대한 다양한 회고가 나오고 있다.


예를 들면: Герои советского нью-вейва (Heroes of Soviet New Wave, 2016) - 소비에트 80년대 뉴웨이브 음악을 다룬 영화. 뉴웨이브가 동시대, 그리고 그 이후 러시아의 '록 이데올로기'와 대비되거나 반목하는 양상이 흥미로움. 은혜롭게도 제작사(아마도)에서 유튜브에 영화 전체(링크)를 영어 자막과 함께 올려두었다.

Subkultura (2017) - 바로 그 아르테미 트로이츠키가 최근에 낸 영문 책. Stories of Youth and Resistance in Russia, 1815-2017라는 부제처럼 러시아의 오랜 서브컬쳐의 역사를 조명한다. 링크의 소개글을 보면 트로이츠키와 동시대 사람들인 80년대 게이 아티스트들이 등장하는데 아직 읽어보진 못해서 어떻게 다뤄지는지는 모르겠다. 이 참에 주문해야겠다...

Эпоха танцев (Era of Dance, 2017) - 지리적으로 러시아에서 조금 서쪽으로 이동해 보자. 라트비아와 동유럽을 지리적 거점으로 하여 성장한 80년대 후반-90년대 초반 테크노와 레이브 씬에 대한 다큐 영화이다. '소련 언더그라운드'의 대부인 트로이츠키도 역시 등장한다.


그 외에 레닌그라드 록의 상징이었던 빅토르 초이에 대한 영화도 올해 및 내년에 2-3편 정도 개봉 예정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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